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望草亭134

똑~~똑~~누구십니까? 똑~똑~누구십니까? 시은이 입니다. 시은이~~ 어디 가세요? 할아버지~~ 차 타고~~ 할머니~~ 집에 갑니다. 시은이~~ 차 타는 게~~ 재미있어요? 재미 좋아요~~할아버지~~고맙습니다. 시은이~~ 할머니 하고~~ 재미있게~~ 놀아요. 매일 새벽 아내가 외손녀를 보며 하는 말입니다. 노래를 부르듯 박자를 맞추어서 혼자서 묻고... 대답하지만... 이 세상 그 어느 대화보다 정겨운 대화입니다. 시은이는 할머니의 말을 아는지 모르는지.... 방긋 웃고 있습니다. 나도 뒷좌석에서 들려오는 아내의 목소리가 너무 좋습니다. 안개 자욱한 새벽길을 달리면 꿈을 꾸는 느낌이 듭니다. 분명 시은이는 외손녀이지만 나의 둘째 딸과 교차되어 스쳐갑니다. 생각해 보면 모두가 엊그제 같은데... 둘째 딸은 우리 가족이 진주로 이.. 2006. 10. 19.
三緣池(삼연지) 이야기 안녕하세요? 여기는 三緣池라고 부르는 작은 연못입니다. 삼연지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 구경하세요. 주인아주머니가 딸 둘을 결혼시키고 허전해 하셔서 우리 물고기들이 친구가 되기 위하여 오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주인아주머니 댁과 한 가족이 되었답니다. 우리가 올 때는 모두 어린 새끼였는데 이렇게 자랐습니다. 주인 아저씨가 가끔 우리를 매운탕으로 먹겠다고 합니다. 물론 농담인 것을 알지만 주인 아저씨는 미워요.... 우리들 중에는 여기서 태어난 친구도 있답니다. 말하자면 이 삼연지가 고향이지요. 가끔 서로 싸우기도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잘 지낸답니다. 어차피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하는 한 가족이니까요... 주인집 막내 아들이 군대에 다녀오고 우리와 친해졌답니다. 우리들 밥도 챙겨 주고 사진도 예쁘게 찍어 .. 2006. 7. 23.
선학산 과수원 길...추억 이야기 매화가 지고, 벚꽃이 지더니 지금은 배꽃 천지가 되었다. 넓은 배 과수원은 온통 배꽃으로 하얀 바다가 되었다.. 배꽃의 향기를 따라 벌 나비가 날아들고 농부는 바쁜 일손을 놀린다. 부지런히 배꽃과 벌 나비가 사랑을 하여야 튼실한 배가 열리리라... 하얀 배꽃이 너무도 청초하고 아름다워서 무슨 말로 표현을 하여야 할지... 내 짧은 글 솜씨가 안타깝다. 배꽃이 만발한 이 과수원길을 걸으면 옛 생각이 난다. 진주의 선학산 아래 마을에 둥지를 튼지 어언 2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건만 이 길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물 여덟, 스물일곱이던 우리 부부는 두 딸을 시집보내고 외손녀를 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다. 눈을 감으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언제 이렇게 흘렀더냐. 배꽃이 필 때면 우리부부는 배 과수원에.. 2006. 4. 16.
지리산 천왕봉(1915m)...아들 제대 기념 나에게 지리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다. 지리산은 언제나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는 산이었다. 천왕봉은 기록을 시작한 2003년 이후에 이번이 네 번째이다. 이번에는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돌아온 아들을 축하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대학 생활에 용기를 주려고 천왕봉을 오르게 되었다. 아버지의 제안에 기꺼이 응해준 아들이 고맙다. 2월 19일 절기는 이미 우수이지만 아침 날씨가 아직은 쌀쌀하다, 아침 7시 30분 진주에서 출발하여 08시 30분경 중산리에 도착하였다. 쌀쌀한 날씨이지만 많은 등산객들로 붐볐다. 중산리 코스를 오르면서 처음 만난 칼바위는 언제나 미소로 맞아준다. 우수라고 하여도 산은 아직 겨울이다. 겨울산도 푸르름이 있으니 바로 산죽이 있어서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산죽을 바라보며 생명을 생각한다. 해.. 2006. 2. 20.
아내여 미안하다...내일은 웃자 아내여 미안하다. 내일은 웃자. 지나간 옛 얘기는 다시는 말자. 여름에 잎이 피고 가을에 지듯 새싹이 돋아나면 꽃도 피겠지. 아내여 미안하다 내일은 웃자. 누가 불렀는지... 제목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노래이다. 내가 평소에 가끔 흥얼거리는 노래이다. 가사가 맞는지 확실치 않은데 거의 비슷할 것 같다. 오래전 무슨 연속극의 주제가였던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이 노래를 아내에게 불러주고 싶다. 아내에게 너무도 미안하기 때문이다. 여러날 심사숙고 끝에 어려운 결정을 하였다. 아내에게 너무도 미안한 결정이라서 할 말이 없다. 아내가 이해하여 주리라 믿지만 많이 서운해하겠지... 이 일을 아내에게 무슨 말로 변명을 할까?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없다. 지난 2004년 우리 화사에서 근무한 지 .. 2006. 2. 17.
결혼 28주년 회고 언제 세월이 이렇게 흘렀을까? 일 년 중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결혼기념일. 오늘은 우리 부부가 결혼한 지 28년이 되는 날이다. 1978년 1월 22일 경북 의성에서 우리는 결혼식을 올렸다. 맞선을 본지 한 달만에 올리는 결혼식이었다. 아내와 나는 중매로 만나서 결혼하였다. 친지의 소개로 대구에서 맞선을 보기로 하고 아버지와 나는 강원도 태백 우리 집에서 대구까지 달려갔다. 그리고 양가 아버지가 만나시고 결혼은 그 자리에서 결정이 되었다. 맞선 자리에서 처음 본 아내는 그냥 수줍은 아가씨였다. 전화가 귀하던 시절이니 서로 연락할 길도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모르는 상태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남자인 나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내는 얼마나 불안하고 힘들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부부의 인.. 2006. 1. 22.
유자차 한 잔의 행복 오늘은 기계 보수하는 날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땀과 정성이 어우러진다. 시간은 자정을 넘어 가고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을 생각하니 마음만 바쁘고 일은 더디다. 기계는 사람의 애간장을 태우고 잠시 일 손을 놓고 쉼터로 간다 자판기 홀로 지키고 있지만 쉼터는 공장의 오아시스라네 향긋한 커피도 있고 노란 유자차도 있고 톡 쏘는 생강차도 있다네 200원 동전을 넣고 커피와 유자차 사이를 두 마음이 오고 가는데 키피는 하루 두 잔이에요 아내의 얼굴이 스쳐가네 유자차 버튼을 살짝 누르면 쪼르르.... 하얀 종이컵에 노란 유자차 한참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한 모금 삼키면 상큼한 유자 향기 몸속을 스며드네 눈은 감기고 다리도 풀렸지만 200원짜리 유자차 한 잔이 나를 행복하게 하였다네 남도 2005. 11. 12.
황매산(1108m)~초등학교 교정에서 황매산은 산청군과 합천군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 1108m의 산이다. 봄이면 철쭉이 만발하여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산이다. 오늘은 아내와 함께 산청군 차황면 방향에서 황매산을 오르기로 하였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단적비연수 영화 촬영장을 먼저 구경하였다 단적비연수 영화 촬영 장소는 황매산 정상이 바라 보이는 곳에 있었다. 아내와 한바퀴 둘러보았지만 영화의 내용을 몰라서 그런지 특별한 느낌이 없었다. 그러나 황매산 정상 아래에 지어진 옛 집들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산길을 오르자 가을꽃들이 반가이 인사를 한다. 유난히 하얀 구절초가 많이 보인다. 능선으로 오르자 넓은 황매평전이 나타난다. 어느덧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어 억새가 하늘을 향해 춤을 추고 있다. 아직은 억새가 만개하지 않았지만 가을.. 2005.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