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望草亭/南道別曲

유자차 한 잔의 행복

by 南道 2005. 11. 12.

 

오늘은 기계 보수하는 날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땀과 정성이 어우러진다.

시간은 자정을 넘어 가고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을 생각하니

마음만 바쁘고 일은 더디다.

 

기계는 사람의 애간장을 태우고

잠시 일 손을 놓고 쉼터로 간다

자판기 홀로 지키고 있지만

쉼터는 공장의 오아시스라네

 

향긋한 커피도 있고

노란 유자차도 있고

톡 쏘는 생강차도 있다네

 

200원 동전을 넣고

커피와 유자차 사이를 

두 마음이 오고 가는데

키피는 하루 두 잔이에요

아내의 얼굴이 스쳐가네

 

유자차 버튼을 살짝 누르면

쪼르르....

하얀 종이컵에 노란 유자차

한참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한 모금 삼키면

상큼한 유자 향기 몸속을 스며드네

 

눈은 감기고

다리도 풀렸지만

200원짜리 유자차 한 잔이

나를 행복하게 하였다네

 

 

 

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