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望草亭/南道別曲

지리산 천왕봉(1915m)...아들 제대 기념

by 南道 2006. 2. 20.

나에게 지리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다.

지리산은 언제나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는 산이었다.

천왕봉은 기록을 시작한 2003년 이후에 이번이 네 번째이다.

 

이번에는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돌아온 아들을 축하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대학 생활에 용기를 주려고 천왕봉을 오르게 되었다.

아버지의 제안에 기꺼이 응해준 아들이 고맙다.

 

2월 19일 절기는 이미 우수이지만 아침 날씨가 아직은 쌀쌀하다,

아침 7시 30분 진주에서 출발하여 08시 30분경 중산리에 도착하였다. 

쌀쌀한 날씨이지만 많은 등산객들로 붐볐다.

 

중산리 코스를 오르면서 처음 만난 칼바위는 언제나 미소로 맞아준다.

 

 

우수라고 하여도 산은 아직 겨울이다.

겨울산도 푸르름이 있으니 바로 산죽이 있어서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산죽을 바라보며 생명을 생각한다.

 

 

해발 1500m 이상 고지에는 아직 눈이 많다.

일부는 얼어서 길이 많이 미끄럽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조심조심 걷는데 산행속도가 많이 떨어진다.

 

 

천왕봉을 여러 번 왔지만 겨울에 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눈 덮인 지리산의 능선들이 장엄하게 펼쳐진다.

 

 

해발 1700m에 있는 개선문 이정표에서 기념사진을 남긴다.

처음에는 아들과 둘이서 산행을 하려고 하였다.

아내가 힘들 것 같아서 그런 생각을 하였는데 함께 가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막상 산행을 하고 보니 아내가 나보다 훨씬 더 잘 오른다.

 

 

정상 부근의 눈 속에서 잠시 휴식을 하였다.

넘어지고 미끄러지면서 정말 힘들에 올라왔다.

 

 

드디어 천왕봉 정상에 올랐다.

해발 1918m...

육지에서는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중산리를 출발한 지 4시간 15분 만에 도착하였다.

평소보다 30분 이상 더 결렸는데 눈 길이 미끄러워서 고생을 많이 하였다.

 

3년 전인 2003년 4월 아들의 군 입대를 앞두고 함께 천왕봉을 올랐었다.

3년이 지난 지금 무사히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아들이 대견스럽다.

 

아들아!

늘 천왕봉처럼 살기를 바란다.

 

눈길을 오르기도 힘들었지만 내려오는 길은 더 힘들었다.

특히 정상 부근은 미끄러운 길을 기어서 내려와야 하는 형편이었다.

 

  

올라가는데 4시간 15분이 걸리고, 내려오는데 3시간 15분이 걸렸다.

무사히 주차장에 도착하여 우리는 서로 손을 잡고 축하 인사를 하였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천왕봉은 미소로 우리 가족을 배웅하였다.

 

집으로 돌아와서 아들과 맥주를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 부부와 아들, 모두에게 오늘 천왕봉을 다녀온 일은 영원한 추억이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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