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望草亭/南道別曲

황매산(1108m)~초등학교 교정에서

by 南道 2005. 9. 26.

황매산은 산청군과 합천군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 1108m의 산이다.

봄이면 철쭉이 만발하여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산이다.

오늘은 아내와 함께 산청군 차황면 방향에서 황매산을 오르기로 하였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단적비연수 영화 촬영장을 먼저 구경하였다

단적비연수 영화 촬영 장소는 황매산 정상이 바라 보이는 곳에 있었다.

아내와 한바퀴 둘러보았지만 영화의 내용을 몰라서 그런지 특별한 느낌이 없었다.

그러나 황매산 정상 아래에 지어진 옛 집들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산길을 오르자 가을꽃들이 반가이 인사를 한다.

유난히 하얀 구절초가 많이 보인다.

 

 

능선으로 오르자 넓은 황매평전이 나타난다.

어느덧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어 억새가 하늘을 향해 춤을 추고 있다.

아직은 억새가 만개하지 않았지만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아~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나는 평소 즐기던 짝사랑 노래를 부른다.

황매평전 억새밭에서 부르는 짝사랑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광활한 황매평전의 모습이 경이롭다.

우리가 걸어 온 길의 오른편이 산청군이고 왼편이 합천군이다.

저 능선을 따라가면 암릉으로 유명한 모산재와 부암산을 만날 수 있다.

모산재는 여러번 올랐고 다음 기회에 부암산을 올라 보리라....


 

 

 

 

 

 

 

 

 

 

 

 

 

정말 오랜 만에 황매산 정상에 올랐다.

그러니까 벌써 10년은 되었을 것 같다.

철쭉이 만발한 봄날 아내와 둘이서 황매산을 오른 적이 있었다.

온 산이 철쭉으로 붉게 물들어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었다.

그때는 황매산의 철쭉이 알려지지 않아서 사람이 많지 않았다.

몇 년 후 다시 철쭉을 보려고 찾았지만 차량이 너무 많아서 포기하였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10년 만에 다시 황매산 정상(해발 1108m)에 올랐다.


 

 

 

 

 

 

 

 

 

 

 

 

 

아래 사진은 의령 자굴산을 거쳐 진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이 능선은 합천 황강과 진주 남강의 분수령이 된다.

저 능선 뒤편이 바로 합천댐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능선 앞으로 흐르는 물은 진주 남강으로 흐르게 된다.


 

 

 

 

 

 

 

 

 

 

 

 

 

황매봉과 억새와 푸른 가을 하늘이 너무 아름답다.

아내는 외손주를 본 할머니이지만 마음은 아직도 소녀이다.

억새가 너무 좋다면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조른다.

나는 사진사가 되고 아내는 모델이 되어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중에서 황매봉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든다.


 

 

 

 

 

 

 

 

 

 

 

 

 

정상에서 내려오다가 젊은 남자와 어린아이를 만났다.

내가 길을 비켜주자 젊은 남자가 아이에게 인사를 시킨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인사 해야지..."

아이는 아빠가 시키는 대로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라며 인사를 한다.

어린아이에게 인사를 가르치는 젊은이가 기특하였다.

 

한참을 내려오다가 아내에게 그 이야기를 하였다.

"여보, 아까 그 남자 눈이 많이 나쁜가 봅니다....

나를 보고 할아버지라고 하다니요... 내가 그리 보입니까?"

"호호호.... 그럼 당신 할아버지 아니세요... 민서 할아버지..."

"허허허.... 이야기가 그렇게 됩니까?"

 

여러분 어떻습니까?

제가 할아버지로 보입니까?

 

  

가을...

가을을 대표하는 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코스모스도 가을꽃의 대표라 할만하다.

황매산에서 하산길에 만난 코스모스가 너무 아름다워서 잠시 구경하였다.

 

 

황매산의 코스모스가 너무너무 색갈이 곱고 깨끗하였다.

푸른 하늘을 향하여 코스모스가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다.

코스모스는 수수한 시골의 아가씨와 같다.


 

 

 

 

 

 

 

 

 

 

 

 

 

작은 계곡이 온통 코스모스의 천국이다.

세상 시름을 다 잊고 코스모스 속에서 며칠 쉬면 어떨까?

깨끗한 황매산의 코스모스를 바라보니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마음에 가득한 욕심을 다 버리면 저 코스모스처럼 맑은 모습이 될까?


 

 

 

 

 

 

 

 

 

 

 

 


황매산에서 돌아오다가 둘째 딸이 근무하는 초등학교를 가 보았다.

둘째 딸은 황매산에서 가까운 농촌마을의 초등학교 교사이다.

농촌의 면 소재지에 있는 학교이지만 역사가 오래된 듯하다.

둘째 딸은 지난해까지는 다른 학교에 있다가 금년에 이 학교로 왔다.

 

아내와 나는 벤치에 앉아서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얼마나 오랜 세월이 지났는지 기억도 없지만 우리도 저런 시절이 있었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여선생님이셨다.

어린 마음에도 우리 선생님이 얼마나 좋았던지 지금도 생각이 난다.

아마도 우리 선생님은 지금쯤 연세가 70은 넘으셨겠지....

 

세월이 흘러 내 딸이 선생님이 되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내 딸의 제자들도 내가 예전에 그랬듯이 선생님을 좋아하겠지.....

둘째가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훌륭한 선생님이 되길 마음으로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