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계 보수하는 날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땀과 정성이 어우러진다.
시간은 자정을 넘어 가고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을 생각하니
마음만 바쁘고 일은 더디다.
기계는 사람의 애간장을 태우고
잠시 일 손을 놓고 쉼터로 간다
자판기 홀로 지키고 있지만
쉼터는 공장의 오아시스라네
향긋한 커피도 있고
노란 유자차도 있고
톡 쏘는 생강차도 있다네
200원 동전을 넣고
커피와 유자차 사이를
두 마음이 오고 가는데
키피는 하루 두 잔이에요
아내의 얼굴이 스쳐가네
유자차 버튼을 살짝 누르면
쪼르르....
하얀 종이컵에 노란 유자차
한참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한 모금 삼키면
상큼한 유자 향기 몸속을 스며드네
눈은 감기고
다리도 풀렸지만
200원짜리 유자차 한 잔이
나를 행복하게 하였다네
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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