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이 곱게 핀 오월의 두 번째 주말은 조 선생님과 선학산~비봉산 길을 걸었습니다.
조 선생님은 약 5년 전 단학수련을 시작하면서 인연이 되었는데 시각장애인입니다.
젊은 시절 사고로 시력을 상실하셨다고 하는데 좌절하지 않고 늘 긍정적으로 생활합니다.
일주일에 두 번 단학수련을 하면서 나의 승용차로 모시고 다니는데 늘 야외활동을 그리워합니다.
지난 5년 동안 단학수련 반원들과 등산을 할 때 조 선생님과 여러 번 함께 걸었습니다.
진주 칠봉산, 진양호 숲길, 하동 이명산, 완사 옥녀봉, 송비산 등등.....
09시 30분경 조 선생님을 만나 선학산의 숲길을 함께 걷기 시작합니다.
지난 4월 단학 반원들과 송비산을 다녀온 후 다시 조 선생님과 산길을 걷습니다.
사방에 찔레꽃이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찔레꽃 향기가 온몸으로 느껴집니다.
망개(청미래)도 탐스러운 열매가 열리고......
진주시가지와 남강
조 선생님은 선학산 전망대가 설치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가보지 못하였다고 평소 이야기하였습니다.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지만 진주시내의 명소를 보고 싶다는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선학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남강과 진주시가지 풍경이 보이지 않지만 마음으로 느낀다며 정말 즐거워합니다.
선학산 정상의 소나무에 붙어 있는 "동행"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인생 후반전을 살면서 조 선생님을 만나 함께 동행하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학산~비봉산 코스를 함께 걷고 상봉동에 도착하니 어느덧 12시가 지나고 있었습니다.
부근에 있는 추어탕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서부시장 부근의 조 선생님 집까지 바래 주었습니다.
조 선생님과 헤어지고 나 혼자서 남강을 조금 더 걷다가 비를 만나서 시내버스로 귀가하였습니다.
평소 조 선생님이 소원하시던 선학산 전망대와 봉황교를 함께 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장소 : 진주시 선학산~비봉산~남강
거리 : 약 10.5km / 중식 포함하여 약 3시간 40분 소요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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