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강릉에서 친척의 문상을 마치고 진주로 돌아오다가 태백시 통리를 지났습니다.
통리는 50년도 더 지난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조각조각 희미하지만 남아 있는 곳이랍니다.
도계읍 심포리를 지나서 통리 고개를 오르다 고원 휴게소에서 담은 풍경입니다.
마주 보이는 저 계곡 어디인가에 어린 시절 소풍을 갔던 미인폭포가 있었습니다.
통리 초등학교는 50여 년 전 내가 다니던 그 시절의 건물은 아니지만 옛 터에 서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국민학교에 입학하였을 때 나무로 된 임시 건물에서 책상 없이 마룻바닥에 엎드려 공부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희미한 옛 기억을 더듬어 살던 곳을 찾아보지만 50년 세월 지나서 확실히 알 수 없었습니다.
통골 입구에서 혹시나 하여 골 짜기를 걸어보았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연화산입니다.
다시 통골 입구로 돌아 나와서 바라본 통골과 백병산(1259.3m)입니다.
언젠가 꼭 백병산을 오르고 싶어서 등산안내도와 들머리를 확인해 두었습니다.
통리에서 약 10km 남쪽으로 오면 구문소가 있습니다.
태백산과 함백산에서 발원한 낙동강이 이곳 구문소를 통과하여 하류로 흘러갑니다.
구문소에서 남쪽으로 4km 정도에 있는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도 경계지점입니다.
구문소와 강원도-경상북도 도 경계지점을 통과하며 참 많은 추억들이 스쳐갑니다.
1972년 8월 대 홍수로 도로와 철길이 모두 끊어졌을 때 입영을 위한 신체검사를 받기 위하여
구문소에서 봉화군 현동까지 철길 100리를 걸어서 갔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38년이 지난 일이네요.
1977년부터 2년 반 동안 봉화군 석포면의 공장에서 일하였는데 자전거로 태백시까지 다녔습니다.
신혼시절 아내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50리 비포장길을 달려갔던 바보스러운 추억도 생각이 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바보스러운 사람이었습니다.
평생 요령을 부릴 줄도 몰랐고 무슨 일이든 그냥 우직하게 하였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아우와 함께 한 통리 방문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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