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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한국 여행

문경 새재 (650m)...도보 여행

by 南道 2009. 7. 8.

7월 5일 일요일,

아내와 함께 자연 산악회 버스를 타고 문경 새재를 다녀왔습니다.

진주에서 08시에 출발하여 10시 40분에 문경 새재 도립공원 주차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등산객들은 모두 주흘산을 오르고 우리는 집행부에 양해를 구하고 문경 새재로 갑니다.

 

 

주차장에서 3관문인 조령관까지는 약 7.5km, 왕복 15km에 이르는 먼 길입니다.

영남의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던 길을 답사하였습니다.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은 문경 새재 외에도 추풍령이나 죽령 등 많은 길이 있습니다.

추풍령을 지나면 과거에 추풍 낙엽처럼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서 기피하였다고 합니다.

죽령은 북쪽으로 치우쳐 거리가 멀어서 영남의 선비들이 문경 새재를 선호하였다고 합니다.

 

요즘 세상도 각종 시험이 치열하지요.

시험을 앞둔 젊은이들이 문경 새재를 한번 다녀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1 관문인 주흘관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주흘산이고 왼쪽은 조령산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좌측으로 태조왕건 드라마 촬영장이 있고 멀리 조령산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입니다.

 

 

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지기 때문에 물소리도 좋고 주변 풍경도 좋습니다.

흙 길을 걸어가는 기분이 너무도 좋네요... 아예 맨발로 걷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굽은 소나무가 인상적인 이 곳은 경상도 감찰사 이 취임식이 열리던 장소로 교귀정이라고 하는군요.

예전이나 오늘이나 높은 벼슬을 하는 분들은 오로지 백성을 먼저 생각하여야 하거늘.....

 

 

드디어 제 2 관문인 조곡관에 도착하였습니다.

3 관문까지는 3.5km를 더가야 하는군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호위하는 조곡관을 보니 내가 정말 옛 선비가 된 기분입니다.

 

 

하늘 높이 솟은 소나무와 박달나무, 참나무등이 어우러진 숲의 향기가 너무 좋습니다.

주변에 많은 볼거리들이 있지만 일단은 조령관까지 가고 내려 오면서 구경하기로 하였습니다.

 

 

 

문경 새재 아리랑비도 있고 구성진 아리랑 가락이 진주에서 온 나그네의 마음을 울립니다.

 

 

이진터의 안내문을 보며 임진왜란의 아픈 역사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다음 기회에 신립장군이 배수의 진은 친 충주 탄금대를 꼭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주차장에서 출발한 지 약 2시간 10분 만에 제3 관문인 조령관(해발 650m)에 도착하였습니다.

조령관을 지나면 충청도이고, 영남의 선비들은 저 문을 통과하여 한양으로 길을 재촉하였지요.

 

 

조령관은 넘으면 충북 괴산군 연풍면입니다.

괴산군에서 세운 거대한 백두대간 조령 비가 반겨줍니다.

그러나 이곳까지 차량들이 올라와서 조금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충청도 방향도 계속 흙 길로 이어졌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겠지요.....

 

 

괴산군의 조령비 부근에서 점심을 먹고 장원급제길로 내려오다가 책바위를 만났습니다.

돌을 책처럼 쌓아 놓은 책바위는 과거 보러 가던 선비들이 장원 급제를 기원하던 장소입니다.

바위에 붙은 하얀 종이들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합격과 성공의 기원 장소임을 말해줍니다.

 

 

문경 새재는 수 많은 선비들이 넘던 고개이므로 새재를 소재로 많은 詩가 남겨졌습니다.

 

 

그 중에서 구운몽의 작가 서포 김만중의 시비가 있어서 잠시 숙연한 마음으로 감상하였습니다.

남해로 등산을 다니며 서포 김만중이 귀양살이를 하다가 생을 다한 노도를 자주 보았습니다.

문경새재에서 서포 김만중의 시비를 만나니 한점 구름처럼 흘러가는 인생길이 허허롭게 느껴집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인 문경 새재길이 이렇게 보존된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개발 시대의 상징인 박 대통령이 이 길을 포장해 달라는 지역민들의 건의를 받고 보존하라는 지시를 하였답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문경 새재가 문경의 자랑이 되었으니 세상사는 역시 저울추와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4시간 정도 걷고 보니 다리가 너무 아픕니다.

친절하게도 발을 씻는 곳을 만들어 놓아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아내와 함께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고생한 발을 잠시 쉬게 하였습니다.

눈과 마음은 즐겁지만 늘 발이 고생이네요.... 허허허

 

 

약 4시간 30분 동안 15km를 걸었으니 다리도 아프고 많이 피곤하였습니다.

우리 내외가 문경 새재를 다녀온 추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